침술(鍼術)이란 가늘고 예민한 바늘(또는 유사도구)로 인체의 일정한 부위에 자극을 주어 인체의 기혈(생체에너지)을 조절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을 말하는 것입니다.
의학을 크게 서양 의학과 한의학으로 나누어 보면, 서양 의학은 질병의 원인이 주로 외부적인 인자 즉,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라고 보기 때문에 치료 방법도 이러한 것들을 제거하는 데에 치중해 왔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발생 요인을 주로 사람의 기력(氣力), 곧 정기(正氣)가 약하여 인체를 방어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발생은 주로 저항 능력의 약화를 전제로 하여 생각합니다.
감기를 예로 들면, 감기를 일으키는 병균이 인체에 침입하였더라도 그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면 병이 일어나지 않으나, 반대로 몸이 약하여 저항력이 떨어지면 미약한 병균일지라도 쉽게 인체에 침입하여 질병을 일으킨다고 봅니다. 어느 한 질병의 발생을 단순히 몸의 일부분에 국한된 이상(異常)으로 보지 않고, 몸 전체의 생리적인 부조화(不調和)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한의학의 독특한 음양조화이론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인체의 조직이나 기관, 내장기는 각기 분리되어 따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고, 생명 활동이라는 대전제 아래 기능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에서의 치료 방법은 병균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인체의 저항력을 기르는 데 맞추고 있으며, 질병을 치료할 때에도 이러한 상호 연관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여 치료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고 국부적인 이상만을 제거하려고 할 때에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두통에 진통제를 먹고 열이 날 때 해열제를 먹으면, 통증이나 열은 제거될지 모르나 그 원인은 몸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언젠가는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올바른 치료 방법은 두통이나 열을 일으킨 원인을 찾아 그 생리적인 부조화를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한의학은 고유 의학으로서 지키고 가다듬어야 할 뿐만 아니라, 치료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으므로 건강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한의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겠습니다.